언론보도
[이데일리] "손녀가 한국 왜 좋아하는지 알겠네"
- 작성일2017/04/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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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가 한국 왜 좋아하는지 알겠네"..韓流 눈뜬 上海 노인들
재능기부 음악단체 `뷰티풀마인드` 상하이 공연
"만국공통어로 중국인들과 친구 되고파"
2012.03.25 15:09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지난 24일 중국 상하이(上海)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징안(靜安)구 노인아파트(老年公寓)에 청아한 피아노 연주가 울려퍼졌다. 이 곳 강당에 모인 70여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눈과 귀가 연주자에게 집중됐다. 거동이 불편해 강당까지 내려오지 못한 노인들도 아파트 2~3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며 피아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들을 사로잡은 이는 한국 피아니스트 김경민 씨였다.
연주가 끝나고 김 씨가 스스로 본인 소개를 하자 관객들은 더 놀랐다. 연주를 들려준 그가 말 한마디를 전달하기도, 꼿꼿한 자세로 인사를 하기도 쉽지않은 뇌성마비 1급의 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손가락 하나조차 제 뜻대로 움직이기 힘들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포기할 수 없었다"는 그의 말에 감동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날 김 씨와 함게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는들은 재능 기부라는 형식으로 국내외에서 문화외교와 나눔 활동에 나서고 있는 `뷰티풀 마인드`라는 우리나라 음악인 단체. 한국의 가야금 대금 소리가 장구 장단이나 관현악과 어우러져 울려퍼졌고 중국 전통가요인 `모리화`도 소프라노 성악으로 불려져 호응을 받았다.
행사에 함께 참여한 현지 봉사단체 허(和)기금의 쑨쥐안쥐안(孫娟娟·27)씨는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외국 단체가 중국까지 와서 이런 연주회를 갖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라며 "뛰어난 실력의 음악인들이 중국을 방문해 아무 이익도 없는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이곳 노인들에게도 외국인들이 보여준 음악회는 무료했던 일상을 깨운 색다른 경험이었다. 3년째 이곳에 살고 있는 황리(黃里里·76) 할머니는 "평생 처음으로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연주회 광경을 눈앞에서 봤다"며 "우리 손녀가 한국 노래나 드라마를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제 좀 알겠다"고 감상을 전했다.
뷰티풀 마인드는 한ㆍ중 수교 20주년을 기념, 주상하이총영사관(한국문화원) 초청으로 상하이를 방문해 하루 전에는 공상외국어학교(工商外國語學校)에서도 공연을 가졌다. 2008년 베이징장애인올림픽, 2010년 쓰촨(四川) 대지진지역 위로공연 등 중국을 찾은 것만 벌써 네 차례째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배일환 이화여대 관현악과 교수(첼리스트)는 "한국과 중국은 서로 문화의 차이가 있지만 서로 배려하고 자주 접하다 보면 충분히 친구가 될 수 있는 사이"라며 "만국공통어인 음악으로 중국인들과 동감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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