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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분쟁의 땅에 음악의 기적 심어요
    • 작성일2017/02/25 13:48
    • 조회 1,901



    배일환 이대교수, 분쟁의 땅에 음악의 기적 심어요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음악으로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오는 3월 예루살렘 소재 장애인 시설과 팔레스타인의 라말라 학교에서 자선음악회 `뷰티플 하모니 콘서트 포 피스(Beautiful Harmony Concert for Peace)`가 열린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직접 연주까지 하는 단체는 우리나라 문화외교 자선단체인 `뷰티플마인드`(이사장 한승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악기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오히려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 그를 통해 결국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음악으로 허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단체다.

    이 단체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 총괄이사를 맡고 있는 배일환 이화여대 관현악과 교수(46)다. 그는 2006년 `뷰티플마인드`를 설립할 때부터 참여해 해외 자선공연에 6년째 동참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봄 기운이 완연한 이화여대 교정에서 배 교수를 만났다.

    "장애인들에게 `우리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게 `뷰티플마인드`의 공연 철칙입니다."

    `뷰티플마인드`는 2006년 미국에서 열린 자선공연을 계기로 설립됐다. 한국인 자폐아동들이 5개 도시를 돌며 미국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성금 모금 연주를 펼친 것. 비록 서툰 연주지만 큰 감동을 선사했던 이 공연에서 4만달러의 기부금이 모이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 후 `뷰티플마인드`는 지금까지 30개가 넘는 국가에서 70여 회의 자선공연을 펼쳐 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보여줄 공연 역시 현지에서 얻은 수익금 전액을 현지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쓰는 자선공연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의 공연은 클래식, 재즈, 국악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꾸며진다. 현지의 장애인 오페라 가수를 기용해 무대를 꾸밀 계획도 세우고 있다. 특히 가장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곡은 `아리랑 판타지(Arirang Fantasy)`. 국악과 클래식을 접목한 퓨전곡으로 한국의 멋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은 곡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현지 곡들도 연주 목록에 포함됐다. 공연을 보러 온 현지인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표시다.

    배 교수는 "완벽한 음악을 선보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수 투성이일지라도 진심과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 공연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은 피아니스트 김경민(30)과 30회 이상 함께 연주한 것도 그래서였다. 그는 "손을 잘 가눌 수 없는 장애를 안고 있는 그의 손가락에서 음악이 흘러나올 때 말할 수 없는 감동이 솟구쳐 오른다"고 했다.

    좋은 뜻으로 시작한 단체지만 운영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개인 기부자의 기금으로 운영되기에 공연은 매번 빠듯하게 진행된다. 후원금이 풍족했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는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기적`을 위해 오늘도 `뷰티플마인드`는 자선공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사랑과 음악에는 사람을 치유하는 힘이 있어요. `뷰티플마인드`를 통해 저는 그 힘이 일으키는 기적들을 항상 체험하고 있죠."

    "남을 위해 연주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음악가"라고 힘주어 말하는 배 교수의 목소리가 깊이 있고 따뜻한 첼로의 음색을 떠올리게 했다.

    [정아영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기사원문 - 매일경제
    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1&no=118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