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충무아트홀 매거진 아트홀릭] 꽃보다 뮤직, 세상의 아름다운 소리
- 작성일2017/05/11 17:28
- 조회 1,559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는 (사)뷰티플마인드와 충무아트홀이 뜻을 합하여
음악에 재능이 있는 장애우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실력파 강사들로부터
양질의 음악수업을 받고 아이들에게 꿈과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오디션을 통해 15명이 선발되어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그 현장을 스케치해 보았다.
F1 ... 주영광(9세, 지적장애2급)
영광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산만하고 활동적인 아이다. 시작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레슨실을 뛰쳐나가더니 중구문화재단 사무실로 들어가서 한바탕 술래잡기를 시작한다.
선생님이 겨우 영광이를 잡아서 안고 레슨실로 들어갔다. 산만한 영광이에게
선생님은 '뽀로로'를 피아노로 연주해주었다. 영광이가 좋아하는 '뽀로로' 음악이 들리자
그제야 집중하더니 뽀로로 노래를 따라 부른다. 그렇게 동요 몇 곡을 부르고 나서
이제 영광이가 배워야 할 바이올린을 꺼내어 설명을 해주신다. 선생님은 영광이가 알 만한
나무 이야기를 몇몇 꺼내시더니 소나무 얘기를 하신다. 바로 '송진'을 설명해 주시기 위해서다.
송진은 소나무과의 나무에서 나오는 액체를 굳힌 건데, 새 활로 바이올린을 켜면 미끄러져
소리가 나지 않지만, 이 송진을 바르면 활과 현을 마찰시켜 주어 소리를 나게 해준다.
숭진 설명을 해주시고 송진을 활에 바른 후 바이올린을 켜서 소리를 들려주신다. 그리고는
영광이의 손가락으로 현을 튕겨서 개방현의 소리를 들어본다. 영광이는 신기한지 계속 현을
튕겨본다. 영광이는 산만하지만 음악적인 감성은 풍부하다고 아버님께서 말씀하셨다. 길을
지나가다가도 음악 소리가 들리면 춤을 추고, 노래도 곧잘 따라 부른다고 하셨다. 수업 마지막
시간에 앞으로 선생님 말씀에 대답 잘하자는 약속을 하며 우여곡절 수업을 마쳤다.
F2 ... 조현성 (17세, 발달장애1급)
현성이는 충무아트홀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에 오기 전부터 뷰티플마인드와 먼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밀알학교를 다니면서 6개월 전부터 조주연 선생님을 만나 첼로 레슨을 받았었고
그 인연이 이어져 이번 충무아트홀 뷰티플마인드 뮤직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연주를 곧잘 하였다. 선생님을 현성이에게 자세와 활의 위치가
줄받침과 줄걸이판의 가운데에서 활을 켜주어야 좋은 울림의 소리가 난다고 말씀하시며
틀린 부분을 교정해주신다. 현성이가 잘 따라하자 "너무 잘했다"고 칭찬해주시니 현성이도
따라서 "너무 잘했다"고 말한다. 현성이는 선생님 말씀을 따라하기를 좋아한다. 오디션 때
피아노로 명곡 '은파'를 연주해 잘했다고 칭찬받은 현성이는 피아노를 배운지 3년 정도 되었는데
다른 아이들에 비해 진도도 빠르며 연습벌레라고 어머니께서는 말씀하신다. 레슨일 전날이 되면
엄마에게 "내일 충무아트홀 가지?"라고 물어보며 일주일 중 수요일을 제일 손꼽아 기다린다고 하는
현성이. 현성이가 음악을 통해 재능을 마음껏 펼치기를 기대해 본다.
F3 ... 신현빈 (16세, 다운증후군2급)
현빈이는 이번 뮤직아카데미에서 피아노를 배운다. 오늘 수업은 양손으로 '도, 레, 미, 파, 솔, 파, 미,
레, 도'를 연주한느 것을 배웠다. 처음이라 그런지 잘 되지 않는다. 여러 번 반복하고 나서 현빈이의
연주에 맞추어 선생님께서 피아노 아래에서 화음으로 반주를 해주신다. 아주 간단한 연주지만,
훌륭한 하모니가 된다. 그렇게 몇 번을 연습한 후 현빈이가 하품을 하자 선생님께서 현빈이에게
"어떤 노래를 좋아하느냐?"고 물어보자, 현빈이는 '애국가'와 '봄이 오면'을 좋아한다고 한다.
선생님께서 반주를 해주시고 현빈이는 노래를 한다. 그렇게 하품하는 현빈이에게 집중을 끌어내시고,
다시 피아노 반복 연습을 한다. 현빈이는 음악을 듣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한다. 난타는 3년째
배우고 있고, 오카리나와 피리도 곁들여 배우고 있다. 현빈이에게는 피아노를 굉장히 잘 치는 동생이
있는데 동생이 피아노를 연주하면 옆에서 늘 부러워했다고 한다. 이번 뮤직아카데미를 통해 좋은
선생님과 피아노 수업을 받게 되었으니, 앞으로 몇 년 후 피아노를 멋스럽게 연주하는 현빈이의 모습을
그려본다.
F4 ... 강연주 (9세, 지적장애 2급)
연주는 굉장히 잘 웃고 사랑스러운 아이다. 귀여운 연주를 위해 선생님께서 막대 사탕과 초콜릿을 준비
하셔서 오늘 수업을 열심히 잘하면 선물할 거라고 하신다. 오늘 수업 때 연주는 바이올린 개방현의 소리
와 음을 배웠다. 선생님은 바이올린에서 제일 높은 소리를 내는 '미'현을 '아기줄' 혹은 '연주줄',
그 다음 '라'현은 '언니줄', '레'현은 '엄마줄' 제일 낮은 소리를 내는 '솔' 현은
'아빠줄'이라며 연주에게 재미있고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신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줄을 잡는
연습을 하자 연주는 "아야, 아야" 엄살을 부린다. 이렇듯 애교가 많은 연주를 보며 선생님께서는
"그냥, 연주랑 놀고 싶어요~"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신다. 오늘 배운 개방현 음을 반복해서 익힌 후
수업 마지막에 연주가 좋아하는 '작은별'을 선생님께서 직접 바이올린 연주로 들려주시며 수업을
마친다. 좌충우돌 교육하기 쉽지 않은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면, 무엇보다 보람된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충무아트홀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를 통해 장애우와 소외계층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며, 세상 앞에 더욱
당당해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