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매일경제] "추석 반납하고 日지진피해자 음악 위로"
- 작성일2017/09/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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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반납하고 日지진피해자 음악 위로"
배일환교수 등 9명 분쟁·재난지역 찾아 70여차례 공연
"음악을 통해 새 희망을 갖게 된 사람들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설렙니다. 지진 피해자들에게 음악으로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3ㆍ11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반 년. 추석 연휴를 통째로 반납하고 `대이동`을 하는 음대 교수들이 있다.
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뷰티플마인드채리티` 사무국에서 만난 배일환 이화여대 관현악과 교수를 비롯해 9명의 교수들이 그 주인공.
배 교수(첼로), 곽은아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교수(가야금), 김지성 서울신학대 교회음악과 교수(피아노), 조인상 나사렛대 관현악과 교수(바이올린), 이상재 나사렛대 교수(클라리넷), 이규석 동덕여대 성악과 교수(바리톤), 오덕선 서울신학대 교회음악과 교수(소프라노), 박혜진 서울관현악단 단원(해금)과 피아노 연주가 김경민 씨로 구성된 자칭 `뷰티플 마인드 유랑 악단`이다.
이들은 11일부터 나흘간 동일본 대지진 최대 피해 지역인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를 방문해 이 지역 주민 1000여 명 앞에서 콘서트 `Beautiful Music, Beautiful Mind-Share the Love(아름다운 음악과 마음으로 사랑을 나눠요)`를 열고 2시간 동안 10여 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배 교수는 "독도 영유권, 역사 교과서 등 한ㆍ일 간 문제들이 많고 지진에 이어 방사능 위험까지 있는데 `왜 하필 일본에 가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일본은 이웃나라"라며 "예기치 못한 지진과 쓰나미로 가족을 잃고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피난민들의 마음을 음악으로 위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음악으로 사랑을 주러 갔다가 오히려 2~3배 더 사랑을 받아서 돌아온다"는 교수들은 모든 공연을 자비를 털어 준비한다.
오 교수는 "변변한 의자가 없는 열악한 무대라도 언제 어디서나 `최고 공연`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리허설 연습 3~4시간은 기본"이라며 "악기부터 드레스ㆍ한복 의상, 메이크업 도구 등을 모두 꼼꼼히 챙기다 보니 짐 크기가 어마어마하다"며 웃었다.
선곡도 까다롭다. 클래식, 한국 전통음악, 해당 국가의 노래 등으로 프로그램을 짜는데 때론 직접 편곡을 한다. 이번에 연주하는 `Arirang Fantasie(아리랑 판타지)`는 국악에 클래식을 접목해 만든 곡이다.
오 교수도 "항상 메시지가 담긴 노래를 부른다"며 "디즈니 `피노키오`의 주제곡 `When you wish upon a star(당신이 별에 기원할 때 꿈은 이루어진다)`는 대표적인 앙코르곡인데 이번엔 오페라 `Ouvre ton coeur(그대 마음을 열어요)`를 불러 일본 주민과 교감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만 하는 게 아니다. 직접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제초작업, 집 수리, 페인트를 칠하는 일 등 관객들과 일상적인 `스킨십`을 마치고 무대에 오른다.
배 교수 등이 활동하는 단체는 `뷰티플마인드채리티`. 2007년 3월 문화예술을 통해 국내외 소외 계층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이들은 주로 분쟁ㆍ재난 지역만을 찾아 다닌다. 고아와 난민, 히잡을 두른 여성, 장애인 등이 소중한 관객이다. 지금까지 70여 차례 해외 공연을 했다. 올해는 캄보디아(1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3월), 카자흐스탄(5월), 스리랑카(7월)에서 음악을 선물했고 다음달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다. 교수들은 "음악 봉사를 할수록 마음이 행복해진다. 이번 추석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할 것 같다"며 웃었다.
[임영신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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